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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12_11_07] 친부모 그리움 시에 담는 입양 美 시인 리 헤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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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132회 작성일 13-08-1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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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12_11_07] 친부모 그리움 시에 담는 입양 美 시인 리 헤릭

1376378882_0.847946.jpg1376378882_0.861106.jpg"친부모 만나면 정말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어"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텔레비전 카메라를 쳐다보고 반쯤 떨면서 너는 말한다/ 난 1970년 12월 대전에서 태어났어요/ 내 이름은 이광수. 내 한국 나이는 마흔하나"(리 헤릭 '별(Stars)' 중) 미국 캘리포니아 프레즈노 시티 칼리지 교수인 시인 리 헤릭(42)의 작품 속에는 '한국(Korea)'이나 '친어머니(birth mother)'와 같은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몇 편만 읽어도 그가 한국 입양아 출신이라는 것, 그리고 아직 만나지 못한 친부모를 절절히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최근 미국에서 두 번째 시집 '죽은 자의 정원 가꾸기 비법(Gardening secrets of the dead)'을 출간한 헤릭 교수는 7일 이메일 인터뷰에서 "시집에 실린 작품의 상당수가 한국, 입양, 한국 시를 향한 사랑, 그리고 꼭 만나고 싶은 한국 가족에 대한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헤릭 교수는 1971년 10월 1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양부모에게 입양됐다.  출생에 대해 그가 알고 있는 정보는 많지 않다. 그의 한국 이름은 이광수이고, 1970년 12월 16일 대전에서 태어나 대전기독교사회복지관에 머물다가 이듬해 5월 무렵 서울로 올라와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입양됐다는 것이 입양서류에서 얻은 정보의 전부다. 이름도, 생년월일도 100% 확신할 수는 없다. 친부모를 찾으려고 2008년 서울과 대전을 방문해 여기저기 수소문했지만 그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었다. 당시 방송 출연 기회도 얻어 가족을 찾았지만 연락은 오지 않았다. 딸을 얻어 새로운 가족을 꾸린 지금도 친가족 찾기는 그의 가장 큰 바람이자 숙제다. "양부모님은 내 한국 뿌리를 기리기 위해 '리'라는 이름을 붙여줄 정도로 입양에 대해 열린 태도를 보이며 늘 사랑해주셨어요. 학교 성적도 좋고 친구도 많이 사귀면서 나름대로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요. 그러면서도 늘 한국 가족을 생각하며 힘들어했죠. 그들도 제 생각을 하는지, 저를 그리워하는지 생각하면서 밤에 자주 울었습니다." 뿌리에 대한 궁금증과 가족을 향한 그리움은 2007년 낸 첫 시집 '소망으로부터의 이 먼 거리(This Many Miles from Desire)'에서부터 그의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당신이 한 밤, 이광수라는 한국 이름을 기억하는/ 그 시간에 부를 수 있는 하나의 노래, 광수는/ 밝게 빛나라는 뜻, 뭔가를 비출 수 있는 존재가 되라는 뜻이지."('구원(salvation)' 중).  해외 레지던스 프로그램으로 미국 버클리에 머물 때 헤릭 교수를 만난 김기택 시인은 "리 헤릭은 현지에서도 주목받는 재능 있는 젊은 시인"이라며 "입양아라는 정체성의 문제가 작품의 주요 테마"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새 시집의 표지에는 슬픈 표정을 짓는 한복 차림 여성의 그림이 담겼다. 역시 입양아 출신 재미 화가 최주영의 작품 '용서의 무게'다. "제가 한국인이고 입양아라는 사실은 제게 정말 중요합니다. 부모님이 항상 한국은 훌륭한 나라라고 말해주셨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한국인임이 자랑스러웠고 어른이 된 지금은 더욱 그렇습니다. 한국 입양아들도 자주 만나 얘기를 나눕니다. 이번 시집에는 내게 형제 같고, 자매 같은 전 세계 한국 입양아들에 대한 찬사를 담은 작품들도 있죠." "앞으로도 친가족 찾는 일을 멈추지 않겠다"는 헤릭 교수는 "가족을 만나게 되면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큰 행복감에 빠져 그들을 오랫동안 안고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내비쳤다.  친부모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묻자 그는 몇 번이고 '사랑한다'는 말을 반복했다. "정말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늘 생각했다고요. 저를 낳고 첫 몇 달이 얼마나 힘들었든, 그리고 지금 절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괴롭든, 전 정말 사랑합니다. 우리가 함께 울고 웃는 꿈을 꿉니다. 항상 부모님이 건강하길 기도하고, 건강하다면 언젠가 만날 수 있길 기도합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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