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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2010_12_28] 분유나눔기금, 1000원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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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539회 작성일 10-12-2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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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2010_12_28] 분유나눔기금, 1000원의 기적

1293515835_0.526508.jpg의미 없이 써버릴 수 있는 1000원이 한 아기를 살리고 한 가정을 살리는 기적을 일으킨다면? 그 1000원은 결코 작은 돈이 아니다. 생명을 살리는 의미 있는 돈이다. 나눔 문화가 보편화되고 있는 요즘에는 작은 돈이 큰 기적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또한 작은 돈이 큰 힘이 되는 기적을 실천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생각에 그치고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아무런 열매를 맺을 수 없다.  분유나눔기금 홍보대사 민병우(35) 전도사 가정은 ‘작은 돈의 기적’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민 전도사는 아내 손선영(33)씨, 아들 승기(22개월)군과 함께 매일 1000원을 저금했다. 승기가 태어난 지 3개월 되던 2009년 5월 5일부터 시작했다. 아이에게 선물을 사주려다 문득 생각했다. ‘이 어린아이에게 과연 선물이 필요할까. 아이가 선물이 무엇인지 알기나 알까’ 등 많은 생각이 스쳐갔다. 그러던 중 마침 비어 있는 분유통이 눈에 띄었다. 불현듯 ‘아이에게 선물을 사주는 대신 하루에 1000원씩을 모으자’라는 결심을 하게 됐다.  “우리 부부는 소망을 담아 분유통에 사랑, 나눔, 봉사, 섬김이라고 쓰고 매일 1000원씩을 넣었습니다.”  ‘나눔이 기쁨이다’가 가정의 모토인 민 전도사는 2005년부터 대전기독교사회복지관에 소액을 기부해 오고 있었다. 2009년 말께 복지관으로부터 후원자에게 보내는 감사편지가 왔다. 분유통에 모인 돈을 어떻게 쓸까 고민하던 부부의 눈이 번쩍 뜨였다. 이것이 분유 후원을 결심하는 계기가 됐다.  자연분만을 하려고 만 이틀을 진통하던 손씨는 아기가 위험하다는 말에 수술을 했다. 항생제를 맞아야 했던 손씨는 초유도 먹이지 못했다. 젖이 잘 나오지 않아 분유를 먹일 수밖에 없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승기처럼 분유를 먹을 수밖에 없으나 먹지 못하는 아기들을 돕기로 했다. 넉넉하진 않아도 자신들은 아이에게 분유를 사줄 형편이 되지만 이마저도 안 되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담당자에게 전화로 분유 후원의 뜻을 밝혔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담당자인 유덕아 팀장은 보통 연말에 오는 전화는 기부를 끊겠다는 내용이 많아 민 전도사의 전화에 긴장했었다고 했다. 그러나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말은 끊기는커녕 오히려 기부를 하겠다는 반가운 말이었다. 유 팀장은 기부자의 직업이 궁금했다. 이런 일과 관련이 있느냐고 물었다.  “선교단체 간사이고 대덕한빛교회 청년대학부를 섬기는 전도사라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회의를 거친 후 홍보대사를 맡아 달라는 역제안이 왔어요.”  민 전도사는 사역지에서 중간자 역할을 하는 자신의 위치에서 그 제안이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누군가는 알리는 일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고민 끝에 수락했다.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 승기의 돌잔치 때 분유기금을 전달했다. 참석자들에게는 좋은 취지를 설명하고 나눔 방법을 소개했다.  지난 4일에는 첫 수혜자인 베트남인 엄마 아기 은식이의 돌잔치 겸 분유나눔기금 후원 감사행사가 열렸다. 이날 후원자들은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1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후원자가 40명에 달했다. 민 전도사는 감동적이었다고 회고했다.  “누군가의 작은 생각이 실천되니까 이런 열매가 맺힌 겁니다.”  올해 다섯 명의 아기들이 분유와 기저귀 등 물품 지원을 받았다. 이제는 민 전도사 부부뿐 아니라 ‘승리의 기쁨을 누리는 삶을 살아라’는 정체성이 담긴 이름의 승기가 저금통에 돈을 넣는다. 그때마다 민 전도사는 “이거는 친구 몫”이란 말을 잊지 않고 꼭 해준다.  ------------------------------------------------------------------------------- 민병우 전도사가 함께 만든 ‘사랑을 나누는 가정들의 모임’ …  “가정에서 성경 가치 실현”  민병우 전도사는 젊은 청년, 대학생들에게 가정의 중요성을 알리고 건강한 가정공동체를 세우고자 하는 비전을 품고 있다. 아내 손선영씨와 함께 기독교상담학과 가정상담학을 공부하며 가정전문치유사역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그는 2009년 2월 크리스천 두 가정과 함께 가정문화를 바꾸기 위한 소그룹 ‘사랑을 나누는 가정들의 모임(사과나무)’을 만들었다.  “이 모임은 영적 건강함을 잃지 않고 하나님의 가르침, 성경적 가치를 실현하는 크리스천 가정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단순한 바람에서 시작됐어요.”  사과나무는 가정 내 갈등을 서로 표현하는 신뢰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또 자녀들에게 진정한 행복을 전달하는 양육 정보를 공유한다. 회원 가정 간 격려와 지지를 아끼지 않는다. 지금은 미약하지만 회원 가정이 10만, 100만이 되면 사회 전체가 변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현재 뜻을 같이 하는 가정은 10가정 남짓.  “친목만을 위한 게 아니라 사회에 뭔가 선한 영향력을 끼쳐 작은 변화가 나중에는 큰 변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요.”  사과나무는 철저한 재정 원칙을 갖고 있다. 회비 3만원 가운데 60%는 사회에 환원하고 20%는 모임 경비로 사용한다. 나머지 10%는 중장기사역을 계획하고 추진하기 위해, 나머지 10%는 대소사 경비를 위해 모은다. 사회에 환원할 때는 가정을 세우는 일이 필요한 곳에만 지원한다. 한부모 가정의 자녀, 복지관, 정부의 지원이 안 되는 곳,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한 곳 등을 중점적으로 돕는다.  “선교단체에서의 경험을 통해 많은 돈을 지원하는 것보다 ‘네가 하는 일이 정말 소중하고 귀한 일’이라는 지지와 격려가 큰 힘이 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비록 소액일지라도 꾸준히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도 / 2010년 12월 28일 화요일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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